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에니르 궁술사 Lv.50 사보텐더

2016.02.01 13:37 조회 3403

 

여지껏 파이널판타지를 몇 개나 잡아오면서 꼭 뭔가 다른 일이 옆에서 터져나오는 징크스 때문에 한 편도 엔딩을 못 봤는데, 14는 스토리상 엔딩을 (앞으로도) 볼 거 같은 느낌이 오네요. 느긋하게 하면서 플레이 15일째 되는 날(바로 어제!)에 음유시인 5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이제 열두 현자의 행진을 진행하면 돼요. 게임 분위기도 제가 접했던 첫 번째 파이널판타지인 6의 느낌이 강하게 들고, 요소요소 재미난 부분이 많아 시간 날 때마다 에오르제아에서 놀고 있습니다.

 

사실 파이널판타지 14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듣고 그다지 기대는 안 하고 있었습니다. 이전의 온라인화 작품이었던 11에 대해 좋은 소리를 들은 게 없었기 때문이지요. 거기다 바로 얼마 전에 13을 해 보고 '아, 역시 미래풍 파판은 나랑 안 맞네...'하고 조금 실망을 한 참이기도 했습니다.

 

니코니코동화에서 14 트레일러 영상을 다소 일찍 접했는데, 당시 영상(지금 오프닝에도 쓰이고 있는 카르테노 평원의 전투)의 카 느에 님이 너무 수수했던 점도 있고[...] 아, 물론 인게임 카 느에 님은 충분히 아름다우십니다. 카 느에 님을 보고 쌍사당에 몸담고 있으니까 결코 거짓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일개 병장 따위에게 카 느에 님은 나타나주시지 않으시긔...)

 

지난 15일간 플레이하면서, 정말로 '파이널판타지'답게, 깊이 있는 세계가 펼쳐지는 데에는 놀랐습니다. 게다가 국내외의 스토리 있는 온라인 게임들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탄탄한 스토리는 역시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캐릭터도 세계관에 맞추면서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을 구성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인 인구부족과, 인스턴트 던전 시스템이 있는 게임이라면 대부분이 겪는 다소의 불화가 아쉬운 점이라면 아쉬운 점이었습니다(물론 던전에서만입니다). 인구부족은 뭐...스퀘어 에닉스 측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문제라고 하니 앞으로 나아지겠지요. 던전에서 불화가 있다고는 해도, 파이널판타지에서는 그다지 심각한 분위기까지 가지는 않습니다만...매칭 시스템의 허점이랄까요, 사람이 안 모일 땐 무슨 일이 일어난대도 안 모이는 것. 저는 가뜩이나 던전을 안 좋아하는데, 어렵게 사람 구해서 가니 괜히 더 긴장하고 불안불안열매 복용증상이 나타나더라고요. 제가 유달리 소극적인 성격이라, 극복하기 쉬운 문제는 아닌 듯합니다.

 

게임 시스템면에서는 딱히 가타부타 하고 싶지는 않은데, 파이널판타지는 시리즈의 명성과 나름의 방식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시스템에 만족합니다. 불편함이 없지는 않지만, 그것도 익숙해지고 나니 하나의 추억거리가 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하면 단연 음악! 우에마츠 선생님께서 작곡해놓으신 음악을 토대로 어레인지된 BGM은 물론이며, 그 외의 곡들도 실로 훌륭합니다! 작품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을 지키면서 다양한 멜로디가 흘러나오니 귀가 즐거워서, 에오르제아에서 놀 때는 일상적으로 틀어놓던 음악을 끄고 클라이언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이미 블루레이 디스크를 통해 하이 레졸루션 음질의 OST가 출시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말입니다. 혹시 한국에도? +ㅅ+

 

음, 지난 15일간을 돌아보면서 소감은 이 정도려나요?

이처럼 저는 매우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